한화에서 완성된 코디 폰세, MLB로 향하다

코디 폰세는 2025년 KBO 리그를 완전히 지배했다.18승 1패, ERA 1.89등 압도적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단일 시즌 탈삼진 신기록(252K)과 단일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18K)까지 기록하며 리그 MVP와 최동원상을 석권했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MLB 무대로 돌아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시아 무대로 향했던 투수에게, 한국에서 시간은 커리어를 완전히 뒤바꾸는 한 수가 되었다.

폰세는 2015 MLB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55순위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발을 들였다. 폰세의 우수한 체격과 운동신경은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었다1.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터,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 98마일까지 나오는 플러스급 패스트볼을 자랑한다. 여기에 시속 80마일 후반대의 커터를 던져 좌타자의 몸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 MLB.com 스카우팅 리포트 中 –
이러한 긍정적 평가 덕분에 폰세는 당시 드래프트 전체 유망주 36위에 올랐다. 밀워키 팜 내에서도 20위권 안에 드는 촉망받는 선발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선발로 꾸준히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활약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결국 폰세는 2019 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에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 됐다.
2020년엔 고대하던 MLB 데뷔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에는 불펜으로 등판하는 경기가 잦아지며 입지가 좁아졌다.

코디 폰세의 마이너리그 및 메이저리그 성적
결국 폰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아시아 무대로 발을 향했다. 첫 무대는 일본 프로야구 리그, NPB였다. 닛폰햄과 라쿠텐을 거치며 16년 만의 외국인 선수 노히트 노런 등 몇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대퇴근 2등 잦은 하체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선발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성적 역시 좋지 못했기에 재계약을 논하는 것조차 어불성설이었다.

코디 폰세의 NPB 성적
일본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인 폰세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찾은 곳은 바로 KBO 리그, 한화 이글스였다. 일본 시절 부상 이력 탓에 우려가 따랐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그 걱정은 빠르게 사라졌다.
폰세는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구위와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전반기 동안 115.2이닝을 투구하며 1.95의 ERA, 16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리그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성적표 덕분에 이제 막 전반기를 마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후보로 거론됐다.
폰세의 압도적인 페이스는 후반기에도 멈출 줄을 몰랐다. 시즌이 끝난 시점까지 29경기 선발로 등판해 17승 1패를 기록. 단 한 차례의 패배만을 기록하며 KBO 역사에 남을 시즌을 완성했다.
한국에서 완성된 코디 폰세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으며, 어떻게 토론토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구속 상승’이다. MLB 시절 평균 93.2mph 수준이던 포심 평균 구속은 KBO에서 95.4mph까지 상승했다. 최고 구속은 98mph를 기록했다. 26.2%의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할 정도로 구위도 상당하다. 폰세의 포심은 이번 시즌 포심 구종 가치 1위다.

여기에 새롭게 장착한 킥-체인지업은 폰세의 커리어를 가로막았던 약점을 정면으로 해결하는 무기가 됐다. MLB 시절 폰세는 통산 좌타자 상대 피OPS가 1을 넘을 정도로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우타 상대로는 0.866의 피 OPS를 기록하며 좌타 상대 기록과 0.15 이상 차이가 났다.
반면 KBO에서 킥-체인지업을 장착한 이후 폰세는 좌타자 상대 피OPS가 0.554에 불과하다. 이는 우타자를 상대로 기록한 0.493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킥-체인지업3은 평균 87.6mph로 포심과 약 8mph의 구속 차를 보인다. 헛스윙률은 46.8%에 달할 정도로 구위가 인상적이다.
그는 KBO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시즌을 소화하며 29경기 선발, 180.2이닝을 던졌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32경기 200.2이닝을 책임졌다. 확실한 결정구를 장착한 후, 불필요한 변화구 투구가 줄어들며 이닝 소화력이 자연스레 좋아졌다.
토론토에서 폰세가 맡을 역할은 선발 투수로 전망된다. 실제로 토론토 단장 ‘로스 앳킨스’는 폰세를 선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딜런 시즈, 케빈 가우스먼, 셰인 비버, 트레이 예세비지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거의 확정적이다. 호세 베리오스라는 또 다른 선발 자원이 있지만 부진의 여파로 불펜 전환 혹은 트레이드 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폰세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코디 폰세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완성’의 과정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정착하지 못했던 투수는 KBO에서 발전한 모습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한다. KBO가 만들어낸 에이스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을 한국 야구팬들이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드래프트 당시 코디 폰세의 스카우팅 그레이드 Fastball: 60 | Cutter: 55 | Curveball: 50 | Changeup: 45 | Control: 50 | Overall: 50 – MLB.com
↩︎무릎 위쪽 대퇴부에 형성된 근육이다. 고관절 및 슬관절에 작용하기 때문에 투구 시 상당한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
킥-체인지업(Kick Changeup)은, 여타 체인지업과는 다르게 회전수가 적으면서도 구속이 빠르고 낙차가 크다는 차이가 있다. 기존의 체인지업은 타고난 내회전을 바탕으로 수직 무브먼트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투구에 어려움을 겪는 투수들이 많았지만, 기존에 체인지업 투구에 어려움이 있던 투수들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구 시 회전축을 찬다(Kick)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